2010년 4월 8일 목요일

폐허 -흉가 (2002)


폐허의 1집이 나왔을 때, 2002년 한국의 익스트림 씬 (이란 것을 일단 있다고 가정을 하는 경제학자의 마인드로 생각해본다면) 은 작은 소란이 벌어졌었습니다. 우선 사람들은 여태까지 폐허라는 이름을 전혀 듣도 보도 못해왔습니다. 그런데 난데없이 소문이 인터넷에 나돌기 시작했지요. 북유럽에서 사람을 죽이는 무시무시한 싸이코들이나 하는 줄 알았던 Raw black metal을 대한민국의 한 어린 소년이, 그것도 머리에 피도 안마른 중3짜리 꼬맹이가 시도하여 무시무시한 앨범을 냈다는 글이었지요. 익스트림 메탈계의 얼리 어답터들은 얼른 너나 할거없이 그 앨범을 구입하고서는 "벌거벗겨지는 느낌..." 등의 반응으로 그들의 충격을 표현했습니다.
사람들은 '대체 이렇게 어둡고, 무섭고, 지저분한 앨범을 중3짜리가 냈다니, 그의 정신세계는 대체 어떻단 말인가?' 라며 온갖 가설들을 쏟아내었습니다. 부모이혼설, 가족살해설, 자폐아설, 지옥귀환설 등 수 많은 추측들이 난무했습니다. 그 와중에 그는 대중음악평론가 나도원과의 풋풋한 인터뷰를 통해 그를 언론에 드러냅니다.
피에 밥을 말아먹고, 부모의 시체를 장롱에 보관해놓을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추측했던 그는 추울까봐 어머니가 주신 코트를 입고 인터뷰에 나와 "컬러링으로 왁스 노래를 해놨는데 좋아옇ㅎ" 라며 평범한 중학생의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그 당시 논다 하는 중딩들의 필수 아이템인 아디다스 츄리닝을 입고 나와 다음과 같은 말로 자신에 대한 모든 환상을 깹니다.
"안 그래도 내가 홈페이지에 쓴 글들에 대해 많이 물어본다. 여자친구가 정말로 죽었느냐, 등등 (웃음) 물론 그런 건 아니다. 청소년이 사는 것이 그 정도로 절망적이면 음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울 것이다. 다만, 내가 살면서 느낀 것들, 또는 겪은 개인적인 일들을 조금 각색해서 소설로 써본 거다."

요약하자면 "허세 좀 부려봤다." 란 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쨌거나,

그의 1집앨범 '흉가'는 200장 한정으로 발매되었고, 이후 미국의 인디 레이블 tUMULt에서 다른 아트웍과 리마스터를 거쳐 재발매되게 됩니다.

1. Intro
2. 흉가에 얽힌 이야기 Part 1
3. 흉가에 얽힌 이야기 Part 2
4. 흉가에 얽힌 이야기 Part 3
5. 노인의 노래
6. 통곡의 서막
7. 흉가의 끝
8. 봄이 오면 (Bonus Track)
9. 진달래 (Bonus Track)


-인터넷 친구 소장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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